"누구냐 넌" 르노 그랑 콜레오스, 중국차, 한국차, 프랑스차, 볼보차 정체가 뭘까
KGM 액티언과의 경쟁력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의 자동차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분들은 없는데요. 사실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출신지를 따지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중국차, 한국차, 프랑스차, 볼보차 등 굉장히 글로벌적인 차량이기 때문입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와 지리 싱유에 L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중국 지리자동차의 싱유에 L을 배지 엔지니어링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배지 엔지니어링은 동일한 차의 외형을 변경하여 다른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직 시장 개척을 하지 못한 곳에 판매하고 싶은 경우 많이 사용하는데, 예전에 GM이 유럽에서 철수한 뒤 GM차를 오펠로 배지엔지니어링하여 유럽에 팔던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랑 콜레오스도 그러한 뱃지 엔지니어링의 결과물인 만큼, 싱유에 L과 굉장히 많이 닮아있고, 부품도 중국산을 사용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물론 르노코리아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자동차이기 때문에 국산화를 많이 하기는 했지만, 싱유에 L의 외형 변경 모델이 아니냐는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자동차 유튜브 모드개러지의 그랑 콜레오스 엔진 룸 리뷰를 보면 주요 부품이 생각보다 많은 부품이 중국산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심오한 것이 있습니다. 지리 자동차의 싱유에 L이 볼보의 CMA 플랫폼을 사용했기 때문에 볼보에서 온 기술력을 사용해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그랑 콜레오스도 CMA 플랫폼으로 만들어졌고, 볼보의 기술이 들어갔습니다. 그럼 이 차는 르노코리아가 개발한 자동차인가요, 중국 지리자동차가 개발한 차인가요, 볼보가 만든 플랫폼에 껍데기를 씌운 차인가요.
르노코리아는 어느 나라 기업인가
그런데 사실 르노는 프랑스 자동차 회사입니다. 심지어 르노는 프랑스 정부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민영화를 하기 전에는 프랑스 국영 기업이었습니다. 근데 르노는 한국에 처음 시장 개척을 할 당시 IMF로 인해 매물로 나왔던 삼성자동차를 인수하여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이름으로 르노 그룹에 속했습니다.
즉, 르노코리아의 전신은 르노삼성자동차고, 르노삼성자동차의 전신은 삼성자동차입니다. 지금은 삼성이 지분을 완전히 빼면서 르노코리아가 되었지만, 2022년 3월 이전까지만 해도 삼성카드가 꽤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르노그룹은 그랑 콜레오스를 비롯한 오로라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서 지리자동차의 기술을 이전받았는데, 이때 기술 이전비를 위해 르노코리아 지분의 34%를 지리홀딩그룹에 넘겼습니다. 때문에 현재 르노코리아의 2대 주주는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벤츠의 2대 주주가 중국회사라는 것 때문에 벤츠가 중국회사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르노코리아도 중국 회사라는 것이 됩니다.
즉, 르노 자체는 프랑스 기업이지만, 르노코리아는 르노의 한국 자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지금에서 이러한 원조를 찾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르노코리아 자체는 한국 자동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점차 르노 자체가 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언젠가는 수입차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치 쉐보레처럼 말이죠.
그랑 콜레오스는 어느 나라 자동차인가
결과적으로 그랑 콜레오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동차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한국에서 설립된 자동차 브랜드인 르노코리아에서 개발, 판매,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국산차로 보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 정체를 요목조목 따지고 보면 중국차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세밀하게 따지면 세상에서 명확하게 자동차 제조 국가를 특정할 수 있는 회사가 별로 없습니다. 현대 싼타크루즈는 현대가 모든 개발을 했지만 생산은 전량 미국에서 하는데, 그렇다면 그 차를 미국차라고 해야 할까요.
그랑 콜레오스는 한국차라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의 기술이 많이 사용되긴 했지만, 개발은 한국의 회사인 르노코리아가 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