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친환경차 맞을까? 배터리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가 친환경차라고 생각하면서 구매합니다. 또한 글로벌적으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 모든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EU는 2035년부터 모든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는 법까지 만들었습니다. (최근에 뒤엎어졌습니다.)
그 정도로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차로 전기차를 손꼽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차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렇게 친환경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정말 친환경일까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차이
전기 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구동계입니다. 기름을 엔진에서 연소시킨 후 거기서 발생하는 힘을 변속기, 감속기를 통해 바퀴에 전달하고 그 힘으로 차량을 움직이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되어 있는 전기를 이용하여 모터를 회전시키고, 회전에서 나오는 힘이 감속기를 거쳐 각 바퀴에 전달됩니다.
결국 차량을 움직이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엔진, 변속기, 배터리, 모터인데요. 내연기관 차량은 기름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되기 때문에 전기차에 비하면 굉장히 비 친환경적인 차량이 맞습니다.
그러나 주행 중인 차량이 아닌 아직 생산 중인 차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친환경적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때문입니다.
배터리 생산 과정의 환경오염
전기차 배터리는 크게 NCM(니켈, 코발트, 망간)과 LFP(리튬, 철, 인산)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이 중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은 국가에서 정한 희소금속으로 채굴이 어렵고 가격이 굉장히 유동적인 원자재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희토류가 필요한데, 희토류를 비롯한 원자재들이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발생시킵니다.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56%가 칠레, 볼리비마, 아르헨티나 국정 지역에 존재하고 있는데, 칠레의 리튬 생산 지역에서는 수자원의 65%가 채굴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리튬 채굴 과정 자체가 물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소금물을 태양빛에 건조한 후 남은 것에서 리튬을 빼내는 염호 리튬 생산 방식에서는 1kg의 리튬을 얻기 위해 2,200L의 소금물이 필요합니다.
또한 리튬 채굴 과정에서 황산, 염산 등 화학물질의 사용으로 유독가스가 배출되고, 우라늄과 같은 방사성 물질이 함께 배출됩니다. 이렇게 배출되는 유독가스와 방사성 물질은 물과 주변 토양,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니켈의 추출 방법도 리튬과 비슷한데, 황산과 높은 온도, 압력을 사용하여 니켈을 추출하는 고압산침출법(HPAL)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때 고온과 고압을 만들기 위해 많은 에너가 필요한데, 이를 석탄을 태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이산화탄소 배출이 생깁니다.
배터리 폐기 과정의 환경오염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충전과 방전의 횟수가 최대 2,000회입니다. 이를 넘으면 폐배터리로 분류하는데요. 이를 기간으로 환산하면 7~10년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그 이상 충방전을 해도 전기차를 이용하는데 엄청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긴 합니다.
이러한 폐배터리를 재활용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버려두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폭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도 하며, 주변 토양을 굉장히 망가지게 만듭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리튬은 폐, 니켈은 알레르기와 간, 카드뮴은 암, 신장, 뼈, 납은 신경발달, 신장, 심혈관, 생식계통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전기차 배터리에 이 모든 것들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독성물질입니다.
재활용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폐배터리는 재활용 과정에서도 굉장히 많은 오염이 발생합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크게 전처리 과정과 후처리 과정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전처리는 방전, 해체, 열처리, 파분쇄 과정을 통해 블랙매스(검은색 가루)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후처리는 블랙매스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자재를 추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중 후처리 과정에서는 블랙매스를 황산에 녹여야 하는데, 생산 때와 마찬가지로 고압과 고온이 필요합니다. 또한 대량의 물도 필요합니다. 결국 대량의 화학물질과 오폐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재활용을 하더라도 환경오염이 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후처리 과정을 각 지자체의 시민단체에서 굉장히 반대하기 때문에 후처리 공장을 많이 만들 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수많은 폐배터리 중에서 실제로 재활용이 되는 것은 굉장히 소수입니다. 코트라 멜버른무역관은 호주에서 발생하는 배터리의 10%만 재활용되고, 90%는 매립지에 묻힌다고 밝혔습니다.
2016년 환경부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기차(86.9g)가 다른 내연기관 차량인 디젤(137g), 가솔린(177g)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양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것만 본다면 분명 전기차는 친환경적인 것이 맞는데요.
그러나 생산과 폐기 과정까지 포함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기차가 내연기관 대비 110%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산출되었습니다.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 2020년 5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전기차를 보급하는 것보다 환경오염에 더 효과적이라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즉, 이미 생산이 완료된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훨씬 친환경적인 것이 맞지만, 자동차의 전체 주기를 감안한다면 전기차가 별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그린 워싱"이라는 표현도 있으니 구글에 검색해서 찾아보시면 관련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