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는 무조건 똥차를 사자. 사회초년생 첫차 추천. 첫차를 중고차로 사야 하는 이유
사회초년생이 되면 첫차를 고민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남자들이 이러한 성향이 두드러지는 편인데, 첫차는 무조건 똥차를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4년 전에 처음 차를 구매할 때 2013년식 중고 K5를 구매해서 2년 6개월을 타고 다녔습니다. 원래는 아반떼 HD나 삼성 SM520을 사려고 했는데 아버지 지인분이 딜러 매입가에 판매하신다고 하셔서 냉큼 구매해서 타고 다녔는데요. 제가 오래된 중고차를 타면서 느꼈던 점도 써보겠습니다.
첫차는 무조건 똥차를 사자
똥차가 뭐지
흔히 똥차라는 말은 굉장히 상태가 좋지 못한 자동차를 의미합니다. 똥차 가고 벤츠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똥차를 대하는 인식은 굉장히 좋지 않은 편인데요.
최근에 들어서야 올드카가 부상하면서 똥차라는 말 대신 올드카, 클래식카라는 말로 다시 부르기 시작했고, 오래된 자동차에서 그 멋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각그랜저는 과거의 향수에 지나지 않는 똥차였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 구하는 올드카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는 올드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지만 외국에는 이에 대한 정의가 있는 나라가 은근히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차령이 15~30년 된 자동차를 영타이머, 30년 이상된 자동차를 올드타이머라 부르고 있습니다.
즉, 30년 이상된 자동차를 올드카라고 부를 수 있으며, 각그랜저가 1986년에 출시되었으니 30년이 넘은 상태로 올드카 반열에 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올드카, 클래식카에 대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단순히 오래된 차를 부르는 올드카라고 경향이 높습니다. 올드카도 유행을 타는데 일반적으로 현시대보다 30~40년 전의 차량을 올드카로 인식하는 편입니다.
아마 2000년도에는 1960년 즈음 만들어진 자동차를 올드카라고 불렀을 것입니다. 60년대 생산된 차가 40년이나 지나 박물관이 아닌 도로에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80~90년대 각이 진 자동차를 올드카의 향수로 찾는 편입니다.
또한 모든 오래된 차를 올드카라고 부르지는 않는데, 그 당시 상징성이 있거나 압도적인 퍼포먼스 등을 보여주었던 차량들이 주로 올드카로 불립니다. 각그랜저, 갤로퍼, 르망, 프라이드, 포니 같은 차량들이 대표적인 올드카입니다.
수십 년이 지난 차량임에도 중고차 시장에서 꽤 많은 인기를 갖고 높은 가격을 가지고 있으면 올드카, 가치가 없는 차량은 똥차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첫차는 무조건 똥차
그렇다고 해서 사회초년생 첫차 추천을 올드카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올드카 수준의 30~40년 된 오래된 자동차를 구매했다가는 차에 학을 떼게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는 10~15년 정도 된 흔히 말하는 그냥 오래된 차를 사야 한다.
사회초년생이면 연차를 쓰는 것이 쉽지 않고 회사에 적응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내는 것이 여간 쉽지 않습니다. 차는 오래될수록 고장이 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너무 오래된 자동차를 구매하면 수리 등으로 인해 연차를 자주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첫차인 만큼 차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진 오일한 번 갈아본 적 없으며, 차량 하부에서는 왜 소리가 나는지, 엔진 소리는 이게 맞는지 등, 어딘가 하나 이상해도 이상한지 모르고 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전경력도 없다면 차를 이리저리 긁고 다니고, 사고도 나보고 할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렇듯 자동차 유지보수를 잘 모르기 때문에 사회초년생이 첫차를 구매할 때에는 적당히 오래된 값이 싼 차를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장이 없기로 유명한 차를 찾아보고 가격대 자체가 저렴한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똥차를 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자동차에 대한 선호를 본인이 잘 모른다는 점 때문입니다. 차를 처음 구매한다면 마냥 차를 갖고 싶어서 사는 경우가 많고 본인이 어떤 차를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내 오랜 지인은 서스펜션이 단단하고 펀치력이 좋은 차를 원했지만, 그걸 전혀 모른 채 소나타를 신차로 구매했습니다. 결국 그는 2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소나타를 판매하고 테슬라를 구매했습니다. 다른 예로는 여성분들이 미니가 이뻐서 구매했다가 너무 딱딱한 승차감에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냥 팔고 새로 사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신차는 오래된 중고차에 비해 감가가 심한 편입니다. 신차는 첫 5년이 가장 감가가 많이 되는데, 연간 10% 가까이 차량가액이 하락합니다. 3,000만 원 주고 소나타를 구매했다면 1년 뒤에 그 차는 2,700만 원 수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10년 정도 된 자동차는 1, 2년 더 지난다고 해서 크게 감가가 되지 않는 편입니다. 실제로 제가 구매했던 1세대 K5 하이브리드는 2년 반동안 200만 원 수준의 감가만 진행되었습니다.
즉, 본인이 원했던 차와 현재 타고 있는 차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차를 팔게 될 확률이 높은데 그때 중고차를 구매한 상태였다면 신차에 비해 감가가 덜 되어 있을 것이고 그 때문에 지출도 줄어들 것입니다.
500만 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는 중고차 리스트를 정리해 놓았으니 첫 차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참고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수입 중고차를 사도 될까?
오래되고 값이 저렴한 차를 구매하라고 해서 수입 중고차를 구매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래된 차는 언제나 수리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령이 10년, 15년 되었다고 해도 그 차를 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품은 최근에 만들어진 새 제품이기 때문에 물건값 자체가 높습니다. 동일한 역할을 하는 부품을 수리한다고 해도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수리비가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국산차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리비가 차값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독일차라고 해서 고장도 없고 튼튼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독일차가 누유도 많고 엔진오일 먹는 현상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첫차는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국산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8년 넘은 중고차 2년 6개월 탔던 후기
제가 2013년식 K5 하이브리드를 구매했을 때 차량 연식은 8년, 주행거리는 13.4만 km를 주행했던 차량이었습니다. 심지어 모두가 사지 말라고 했던 용도 변경 이력까지 있었던 차량이었습니다.
용도 변경 이력이 있는 차량은 대부분 렌터카에서 일반차량으로 변경된 것을 의미합니다. 렌터카를 조심해서 타는 사람도 많지만, 내 차가 아니라면서 엄청나게 험악하게 타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중고차 구매 시 웬만하면 거르라고 하는 편입니다. 누가 탔는지 모르기 때문이죠.
2년 6개월을 타고 다니면서 문제가 하나도 없었던 적은 없습니다. 특히 고질적인 문제도 있어서 억울하게 돈을 쓴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K5의 라이트 조명이 굉장히 약해서 자동차 검사 규격을 통과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헤드라이트 모듈을 전부 교체해야 하는데, 기아 측에서 무상으로 해주지 않고 자동차 검사 미통과되면 전구를 교체해 보고 그래도 통과가 안되면 그때서야 교체를 해줬습니다. 이때 사용된 전구 교체 비용은 전부 제가 부담해야 했고요. 자동차 검사를 3번이나 가야 했기 때문에 제 시간도 많이 써야 했습니다.
이외에도 머플러에 구멍이 나서 교체했고, 헤드라이트 전구도 몇 번 교환하고, 스티어링 휠 유격이 있어서 점검도 받았습니다. 수리와 관련된 비용은 총 60만 원 정도 썼던 것 같습니다. 중고차를 620만 원주고 샀으니 2년 6개월 동안 차 값의 10% 정도의 수리비를 사용했습니다.
분명 귀찮은 점도 많았습니다. 엔진오일도 오토큐에서 교환하면 비싸니까 발품 팔아 교환해 보고, 이상한 소리가 날 때마다 열심히 알아보고, 헤이딜러 써서 차를 팔아보기도 했습니다. 차를 팔 때에는 뭔가 시원섭섭해서 떠나는 모습을 계속 쳐다보기도 했었네요.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차량에 대한 지식들이 쌓여갔습니다.
10년 된 차를 사더라도 차가 주행 중에 퍼지거나 고장 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2000년 이후에 생산된 차량들은 이전과 대비해 성능과 내구성이 엄청나게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일부 고성능 차량은 당연하게도 내구성이 좋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연습용 차량을 산다면 고장 날 일이 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구매하기 전에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요. 시세 대비 너무 싼 차는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판매량이 많았던 차를 사는 것이 좋습니다. 허위 매물도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첫차를 구매하는 것은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나의 새로운 발이 되어 줄 녀석을 찾느라고 밤을 새우고, 중고차 사이트를 뒤져가면서 나에게 딱 맞는 차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첫 차는 오래 탈 가능성도 낮고 어딘가 부딪치고 파손될 확률도 높습니다. 정을 주는 것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연습을 위한 차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지갑 사정에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