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된 머스탱 오너의 오픈카 장단점 | 낭만은 넘치지만 불편함은 감수해야..
어느덧 머스탱 컨버터벌을 구매한 지 1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10대 시절 막연한 꿈이었던 오픈카 오너가 되는 것을 이룬 지 벌써 1년이나 지났다는 생각에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끼는데요. 실제로 오픈카를 운용하면서 느끼는 오픈카 장단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오픈카 장단점
넘치는 낭만
장점부터 시작하면 낭만과 감성을 확실하게 챙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탑을 오픈하더라도, 오픈하지 않더라도 특유의 감성은 챙길 수 있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안 좋아도 오픈 에어링을 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고,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소프트탑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기 위해 밖으로 나갑니다.
차 내부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성과 감정들은 나를 굉장히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오픈 에어링을 하면서 한강 다리를 건너거나, 숲길을 지나거나, 바닷가 옆 해안도로를 달리면 시원한 바람과 개방감은 모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적합합니다.
또 스스로가 타인의 관심을 원하는 관종이라면 컨버터블만 한 차가 없습니다. 횡단보도에서 탑을 오픈하면 모두의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모든 관심이 호의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해서 뚜껑을 열기 힘든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걸어 다녀도 미세먼지 다 먹어요. 그나마 차는 달리면 앞유리 때문에 미세먼지가 뒤로 지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 오고, 눈 오고, 찜통에, 추위에 한국에서 오픈카는 불편하다는 인식이 많이 있는데, 어차피 뚜껑을 열고 닫는데 10~20초면 충분하기 때문에 닿아야 하는 일이 발생하면 닫으면 됩니다.
머스탱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프트탑 차량들은 50km/h 이내의 속도에서 뚜껑을 닫을 수 있습니다. 머스탱 컨버터블은 5km/h 이내에서만 여닫을 수 있지만 오픈 모듈을 설치하면 50km/h 이내의 속도에서 여닫을 수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불편함
사실 장점은 낭만밖에 없습니다. 오픈 에어링을 제외한다면 차의 모든 것이 불편함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롤스로이스, 벤틀리 급의 고가 오픈카가 아니라면 대부분 비슷한 불편함을 겪을 것입니다.
조용할 날 없는 자동차
일단 오픈카는 잡소리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머스탱 특유의 고질병뿐 아니라 고정되어 있지 않은 탑과 유리창에서 나는 잡소리, 모터부의 소리 등, 1년밖에 되지 않은 차에서도 너무나 많은 잡소리가 발생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잡소리가 날 것은 분명합니다.
잡소리 외에도 방음이 정말 잘 안되기 때문에 옆차가 고속으로 지나가는 경우 굉장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차가 지나가지 않더라도 주변의 소리가 정말 잘 들어옵니다. 실제로 너무나 큰 소리 때문에 창문이 덜 닫혔는지 여러 번 체크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방음이 얼마나 안되냐면, 머스탱이 차량 가격 대비 사운드가 굉장히 좋은데 좋은 사운드를 넣은 이유가 외부 소리를 스피커로 차단하기 위해서일까 라는 고민을 할 정도였습니다.
불편한 청소
미세먼지를 먹는 것과는 별개로 뚜껑을 열고 다니면 당연하게도 차 내부에 먼지가 아주 많이 쌓이게 됩니다. 달릴 때 대부분의 먼지가 날아가기는 하지만 모든 먼지가 날아가는 것은 아니고, 신호 대기 등으로 멈춰 있으면 금방 또 쌓입니다. 실내 세차를 할 때 뚜껑을 열고 하면 편하긴 하지만 더 자주 해야 합니다.
실내뿐 아니라 외관을 청소하는 것도 굉장히 불편합니다. 특히 소프트탑 차량은 자동세차를 돌리기가 굉장히 껄끄럽기 때문에 대부분 손세차를 진행합니다. 손세차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프트탑 차량도 자동세차를 돌려도 되기는 하는데 천의 내구성과 상태를 고려한다면 최대한 안 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청소를 하는 것 외에도 소프트탑에 발수 코팅을 주기적으로 해줘야 하는 점은 굉장한 귀찮음으로 다가옵니다. 발수 코팅 시 코팅액이 차체에 묻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 써야 합니다. 물론 탑과 관련된 대부분의 단점은 하드탑 컨버터블에서는 겪기 힘든 부분입니다.
좁은 수납공간
대부분의 컨버터블 차량은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머스탱, 4시리즈 컨버터블과 같은 2+2 시트 구조의 차량은 그나마 2열이 있어서 가방과 같은 짐들을 둘 수 있지만 박스터, Z4과 같은 2인승 로드스터는 가방 둘 곳을 찾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실내 공간이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트렁크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차량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픈할 시 탑이 대부분 트렁크 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을 많이 손해 볼 수밖에 없습니다.
머스탱 컨버터블은 트렁크 공간이 비교적 넓은 편에 속하지만 탑 구동부 때문에 스키스루가 없어졌습니다. 차에 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턱없이 부족한 차의 적재 공간은 엄청난 불편함으로 느껴집니다.
사고 시 위험성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위험한 것은 어떤 차량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컨버터블 차량들은 전복사고에 대해서 더욱 위험합니다. 하드탑 차량이라도 B필러 지지부가 없기 때문에 전복을 버티는데 부족하고 소프트탑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오픈 에어링 중에 전복된다면 사실상 살아남는 것이 기적이라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차량들은 전복 사고 발생 시 뒷좌석 뒤편에서 기둥이 올라와 탑승자의 머리가 땅에 닿는 것을 최대한 막아주지만 엄청나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땅에 머리를 닿습니다. 이는 인명사고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픈카 장단점을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이 것 말고도 더 많은 불편함이 존재합니다. 2 도어 특성상 문짝이 너무 길어서 주차 후 내리기 불편하다거나, 후드가 너무 길어서 앞쪽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거나, 오픈 시 연비가 떨어진다거나, 품위유지비가 더 많이 든다거나, 보험료가 많이 나온다거나 등등 다양한 단점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단점들을 안고 가더라도 낭만이 주는 감성을 버리기는 참 어렵습니다. 오픈카를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