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낮은 경차 경제성. 차라리 같은 값의 중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하자.
경차는 항상 저렴하고 경제적인 자동차로 뽑힙니다. 국내에서 경차에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으로 인해 유지비가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사실 막상 유지비를 계산하면 경차 경제성에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경차를 사는 것보다는 준중형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는데요. 자세한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경차 경제성의 이유
경차를 타면 경제적이라고 하는 이유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이 3가지 말고도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들은 다음 같습니다.
- 유류비 환급
- 유료 도로 할인
- 공영주차장 할인
유류비 환급은 환급 카드를 이용하여 연간 2~30만 원 정도의 유류비를 돌려받는 혜택입니다. 매년 정책에 따라 환급금은 차이가 있습니다.
유료 도로 할인은 고속도로 이용료와 혼잡 통행료를 50% 할인해 주는 혜택입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먼 거리를 자주 다닌다면 꽤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 비용이 2만 원 정도가 나오니 한 번에 1만 원 정도를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영주차장 50% 할인이 있는데 이 혜택이 의외로 굉장히 좋습니다. 특히 서울은 거의 모든 공영주차장이 유료입니다. 강남 같은 곳은 공영주차장도 주차비가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이러한 할인은 큰 도움이 됩니다.
이외에도 6가지 혜택이 더 있지만 일시적이기도 하고 잘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넘어가겠습니다. 9가지 경차 혜택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경차는 경제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경차가 경제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위 내용들을 모두 반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유류비 환급을 받기 위해서는 차가 2대가 있으면 받을 수 없습니다. 이때 2대의 기준은 가구당 차량 대수이므로 내 차가 경차인데 같이 사는 부모님 차가 한 대 더 있다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유료 도로 할인은 전기차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공영주차장 할인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경차는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연비가 됩니다. 전기차의 충전비가 매우 저렴한 것은 모두가 알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제외시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경차를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차가 차가 작기 때문에 연비가 좋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의외로 경차의 연비는 좋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4단 변속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속으로 주행 시 연비가 엄청나게 하락합니다.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경차는 기아 레이인데 이 차의 연비는 복합 13km/L, 도심 12km/L, 고속 14km/L입니다. 대신 가격이 1,800만 원 정도로 저렴한 편입니다. 1,800만 원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려면 중고차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가격대에는 소나타 뉴 라이즈 하이브리드가 있습니다.
소나타 뉴 라이즈 하이브리드 연비는 복합 18km/L, 도심 17.7km/L, 고속 18.3km/L로 훨씬 좋은 연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고차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같은 가격일 때 공간, 옵션, 연비, 안전 등 모든 면에서 훨씬 뛰어납니다.
연간 유지비를 계산하여 비교해 보겠습니다. 1년 동안 14,000km를 주행, 유류비는 1,675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레이는 180만 원 정도의 유류비가 발생하며 소나타 뉴라이즈 하이브리드는 130만 원 정도의 유류비가 발생합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가 다른 모든 혜택을 뛰어넘는 유류비 절감을 가지게 됩니다. 연 단위니까 차를 2~3년만 운용해도 큰 차이가 납니다.
유지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에는 보험료도 있습니다. 경차가 차량가격이 저렴하니까 보험료도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 기준 경차 보험료는 약 60만 원 정도가 발생합니다. 소나타 뉴라이즈 하이브리드 보험료는 84만 원 정도가 발생합니다.
경차 자동차세는 10만 원, 7년 정도 지난 쏘나타 하이브리드 자동차세가 38만 원 정도 하니까 여기서도 28만 원 정도가 차이 납니다. 이 차이를 모두 합산하면 연간 발생하는 비용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심지어 유류비는 주행거리에 비례하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긴 사람이라면 중고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더 적은 유지비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실제로 연간 발생하는 유지비를 계산하면 경차를 구매하는 것이나, 중고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구매하나 연간 유지비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용만 차이가 있을 뿐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안전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차는 클수록 안전하다
당연하게도 차가 무겁고 클수록 사고에서 안전합니다. 대형 트럭이나 버스가 승용차랑 사고가 났을 때 승용차만 엄청나게 부서진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당연한 것입니다.
두 차가 부딪히면 서로의 운동량에 의해 충격을 받게 됩니다. 운동량이 클수록 상대 차량에게 주는 충격량이 커지게 되는데요. 운동량은 질량과 속도에 비례합니다. 즉, 무겁고 빠른 물체가 큰 운동량을 가지게 되고 이는 큰 충격량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속도로 두 차량이 부딪혔을 때 무거운 차량이 더 큰 운동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게가 가벼운 경차는 굉장히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차 안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에어백이 전개되고 안전장치가 동작한다고 하더라도 큰 충격을 받으면 그만큼 다칠 확률도 높아집니다.
경차를 구매하는 것이 생각보다 경제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드렸습니다. 같은 값이라면 오히려 중고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용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인데요.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13년식 K5 하이브리드를 운행했습니다. 620만 원에 구매해서 실연비 16~17km를 쉽게 뽑아내었으며 고속주행으로는 20km/L도 별로 어렵지 않게 뽑았습니다. 2년 반을 주행하고 판매할 때에는 420만 원에 팔았으니 감가상각도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작은 차, 특히 경차를 무시하는 풍조가 굉장히 강합니다. 주변 지인이 처음 차를 구매하려고 할 때 경차를 사겠다는 것을 극구 말려서 중형차를 샀는데 중형차를 타고나니 주변에 보이는 경차를 무시하더랍니다. 본인이 경차를 사려고 했었는데도 말이죠.
이처럼 국내에서는 경차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좋지 않고 무시하는 기조가 심하기 때문에 경차를 구매하는 것을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